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셈법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상임대표 이기종, 이하 흥민통)는 지난 10월 24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셈법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으며 박종철(경상대학교 교수, 흥민통 도산통일연구소장) 박사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학술회의에서 서주석(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 국방부 차관은 ‘남북 군사합의와 평화과업’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서주석 전 차관은 9.19군사합의의 의의로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에 실질적 기여, 한반도 비핵화 및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추동력 제공, 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접경지역 안보로 평화경제 실현 위한 토대 마련 등을 제시했다. 향후 과업으로는 상호 적대행위 중지 조치와 정상 이행여부에 대해 지속 점검 및 확인, JSA ‘공동근무 및 운영규칙(案)’ 채택 후 공동근무 및 자유왕래 실현, 공동유해발굴 및 GP (단계적) 완전철수 합의 이행, 추가적 군비통제 조치 협의(군사훈련∙무력증강 문제, 평화수역 설정 등) 등을 제시했다. 또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남북 군사당국간 직통전화 설치, 군사회담 정례화∙조직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준형원장(국립외교원)은 ‘북미회담 전개 및 남북관계 해법’이란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김준형 원장은 북한이 최근 새로운 길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해 옛날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이는 과도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북이 언급한 새로운 길은 첫 번째 제재에도 끄떡없는 자력갱생의 강조, 두 번째 국제기구, 중국, 러시아 등과의 외교적 다변화, 세 번째 전략도발일 것이라고 해석했으며, 그러나 이것은 모두 플랜B이며, 플랜A는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준형원장은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의 결렬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내용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셈법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북한이 6월 30일 판문점 회동과 스톡홀름 실무회담에 응한 것은 미국에게 북한이 약한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실무협상을 결렬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 제재일부 해제, 체제보장 이 세 가지를 어떻게 패키지로 만들어 교환할 것인가가 북미회담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 회담에서는 북미 양쪽의 패가 너무 많이 노출 된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며 확실한 교환 조건이 마련될 때까지는 물밑접촉이 필요하며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는 개별관광은 유엔 제재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국제수준의 제재보다도 우리가 더 엄격히 제재하고 있다는 인상을 미국에 심어주려 하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한 발짝도 선도할 수 없는 자기함정에 빠지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한미 간의 역할분담 통해 미국은 북한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한국은 남북경협을 통해 북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새로운 셈법을 찾아서 현재의 난기류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박사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의 추진과 향후과제’라는 발제에서 북한이 한미군사연습 중단과 한국군의 첨단군사장비도입을 비난하고 있으나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완료하기 위해서는 ‘조건’을 충족시키고 충족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첨단무기의 도입 및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미군사연습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주변국들의 잠재위협 증가에 따라 ‘회색지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군사장비의 개발 및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증폭시켜 비핵화 협상에 장애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의 군사적 신뢰구축, 북한군 적정군사력에 대한 평가 및 수용 외에도 법제도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은 비핵화 협상 중에는 대북 군사공격 또는 공격위협을 금지하기로 약속하고 비핵화가 완료되면 불가침 약속하고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한 당사자들의 ‘3자 군사협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정전협정의 준수와 초보단계 운용적 군비통제의 내용을 담은 「9.19 군사분야 남북합의서」를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운용적 및 구조적 군비 통제로 발전시킨 내용과 주한미군의 대북 적대 성격을 해소하고 지역 안정자 역할을 포함한 「남・북・미 3자 군사협정」으로 법제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문(중국 연변대학교 동북아경제연구소장) 교수는 관광교류는 제재와 상관없이 전개할 수 있는 것으로 중국은 2018년에 20만 가량이 방문했고, 올해는 대략 30만 명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이 최근 관광자원 개발에 많은 힘을 쏟고 있고 인프라가 더욱 갖춰지면 내년에는 100만 명 정도의 중국관광객이 방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강산관광은 제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한국도 개별관광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최상열(중국 소주대학교) 교수는 북중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올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유엔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사회문화교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밝혔다. 중국의 관영매체들이 올해 1월부터 지속적으로 북한을 홍보하는 기사를 내 보내고 있는데 이는 이전의 북한을 비난하던 태도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라고 했다. 북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북중 우호관계를 중시하는 보도를 쏟아 내고 있는 것은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적으로 발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의 고급 노동력과 중국의 자본과 기술력이 합쳐져 일대일로의 정책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중국의 많은 자본이 북한으로 유입될 텐데 우리는 오히려 아무것도 하고 있지 못하다.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우리 스스로가 국제관계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토론자인 한설(순천대학교) 교수는 핵문제에 있어서 너무 한쪽 면만을 보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비핵화가 정말로 가능할 것 같은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은 절대 중국에 안보를 맡기지 않을 것이며 핵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중국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함이라고 했다. 북미협상에서 미국이 입장이 분명하지 못하고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북한핵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이는 미중 패권 경쟁과도 연관이 깊다고 했다. 핵을 가진 북한은 대등한 관계로서의 북중 관계, 북러 관계를 가져가고 핵보유국가로서 삼각관계를 가져갈 수도 있다며, 우리가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하게 접근하여 북한에 먹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네 번째 토론자인 유재심(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연구원) 박사는 평화경제, 공동번영 등 너무 멀고 완벽한 이야기만 하면서 발밑의 작은 평화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작은 평화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북한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믿음이나 신뢰를 보여줘야 북한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므로 약속이행을 통해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섯 번째 토론자인 장대섭(전국대학교부동산교육협의회장) 박사는 북중 접경지역인 두만강, 압록강을 방문하여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대북투자자들은 북한사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설명을 들으며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되는 실제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토론자들의 발표에 대한 의견으로 김준형 원장은 연말까지는 북미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정상회담을 내년에 추진하기로 약속한다면 북한은 체면이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최근 김정은의 금강산 발언과 관련해서는 제재 수단도 아닌 금강산 관광 문제를 한국이 해결하지 못한다면 전체 판도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북한은 판단할 것이며, 김정은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싹 쓸어버리고 우리식으로 한다는 대내용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비핵화는 그냥 있어서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현재는 북미간의 이견이 커서 어려움이 있지만 북미 간에 내세운 조건이 있기 때문에 조건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내용을 만들어서 정책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주석 전 차관은 마지막 정리 발언에서 아직도 남북 간의 기회의 창은 열려있으며 지금과 같은 탑다운 방식이 당분간은 유효할 것이며 지도자의 생각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