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기본합의서 국회비준 한목소리
체결 14주년 되는 13일, 시민단체·의원 기자회견
남북관계발전법, “기본법으로 한계” 지적

남북기본합의서 체결일이 다가오면서 합의서의 국회비준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평화연대, 평통사, 경실련 통일협회, 흥사단 민족통일본부 등 30여개 단체는 합의서 체결 14주년을 맞는 13일 오전 10시반 국회 기자실에서 남북기본합의서의 국회비준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및 국회의원 합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지난 8일 남북관계의 전반적 틀을 규정한 ‘남북관계발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진행된 본회의는 재석 의원 152인 중 찬성 150, 기권 2인으로 남북관계발전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그간 정치행위에 그쳤던 남북회담, 특사파견 등이 법적행위로 제도화되고 개성공단 등지에 남측 공무원을 파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시민단체는 남북기본합의서의 국회비준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합의서가 법률적 효력을 가져야 국제적으로도 합의서에 규정된 민족내부거래 인정, 평화체제 당사자로서의 남북한 인정, 작계5029-5나 전략적유연성, MD와 같은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배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이 유엔에 가입돼있기 때문에 남북이 합의한 이 문서가 쌍방 국회비준 뒤 유엔에 등록되면(유엔헌장 제102조) 여타 국제기구에서 원용이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비한다면 북을 정치실체로 인정한 남북관계발전법은 분명 진일보한 것이다. 남북관계발전법 통과의 가장 큰 의미는 국회가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간의 잠정적 특수 관계’로 규정한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남북간거래를 국가간 거래가 아닌 ‘민족내부거래’라고 본 것도 유의미하다.

그러나 이 법으로는 ‘민족내부거래’라는 것도 우리끼리는 통하지만 국제적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남북관계발전법의 한계가 여기에 있다. 이창복 평화연대 정책실장은 “남북관계발전법은 북에서 합의한 게 아니라 남측이 이렇게 한 게 아니냐”며 “남북교류발전을 위한 법이라면서 ‘쌍방합의’엔 해당사항이 없다”고 지적했다. 남북 쌍방이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의 경우 국회비준을 통해 효력이 발생하면 유엔에 등록해 국제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는 특히 남북관계발전법은 남북관계기본법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남북기본합의서를 기본법으로 비준동의하고 이번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안’은 그 하위 법으로 같이 운용하면 서로 상호보완도 되고 남북관계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본법도 없는 속에서 남북관계발전법을 남북간 기본관계를 규정하는 큰 법으로 한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남북관계발전법 2조를 보면 남북관계의 발전(통일) 3대 원칙을 자주, 평화, 민주라고 명시하고 있다. 7.4공동성명에서 통일의 원칙을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고 남북이 합의했던 것을 수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창복 정책실장은 “‘민주’라는 것이 광범위하고 모호해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합의한 개념이 아닌 남쪽만의 입장을 갖고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미 남북쌍방이 합의한 기구법(남북기본합의서)이 있고 이를 기본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법안에 ‘인권개선’이란 표현도 있는데 이런 부분이 이후 남북교류를 발목 잡을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남북기본합의서는 북측이 91년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와 중앙인민위원회 연합회의에서 승인절차를 밟아 이듬해 비준했고, 남측은 행정절차로만 발효시키는데 그쳤다.

13일 남북기본합의서의 국회비준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는 이장희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김승자 평화연대 공동대표, 변연식 평통사 공동대표, 박인주 6.15공동위남측준비위 서울본부 상임대표, 심재환 민변 통일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국회의원으로는 열린우리당 김원웅, 한나라당 정문헌,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연대 측은 강만길 고대 명예 교수, 김성훈 상지대총장 등 개인자격으로 시민사회 명망가들도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기본합의서의 국회비준은 먼저 정부가 국회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상정해야 한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에 대한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조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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