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드링크 교수 방한, 반성 않는 일본 비판
일본이 국가배상 않는 이유는?

“일본은 그들이 저지른 죄목에 대한 죄의식이 없다. 일본이 국가배상을 피하는 것은 그들의 죄를 시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바바라 드링크 교수는 “2차 세계대전으로 독일과 일본이 똑같이 큰 죄를 짊어지게 되었지만 이에 대한 양국의 태도는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약 6천만 명이 사망한 2차 세계대전은 유럽에선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아시아에선 일본의 중국 침략으로 시작돼 두 나라가 각각 연합군에 항복하면서 끝이 났다.

지난 19일 서울흥사단, 흥민통 주최 정책토론회에서 바바라 드링크 교수가 2차 세계대전 후 독일과 일본의 국가배상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바바라 교수는 지난 19일 서울흥사단과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주최한 초청강연에서 “독일의 경우 강제노동과 대량학살은 도저히 보상될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라는 인식이 국가배상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독일은 이를 기초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연방수상이 무릎을 꿇어 사과했고 개인적, 세계적 피해보상을 비롯해 자신의 과오에 대한 반성을 오늘날에도 학교수업을 통해 쭉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도 전쟁범죄에 대한 공식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바바라 교수는 이에 대해 문화과학자인 루스 베네딕트의 분석을 들었다. 루스 베네딕트는 서구는 ‘죄의 문화’이고 일본은 ‘부끄러움의 문화’라고 규정했다. 서구의 경우 죄는 투명하게 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죄의식을 갖게 되고 일본의 경우 그들의 죄가 공개됐을 때에야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루스 베네딕트의 분석이 서구 우월주의적 시각이 묻어나는 듯도 하지만 일본문화에 대한 분석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바바라 교수는 “일본이 공식사과를 않는 것은 그들의 죄를 시인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금도 일본은 과연 한국이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가를 의심하고 있다.” 바바라 교수는 이같은 일본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보는 일본학자의 의견을 덧붙였다. 오사카 대학의 케니시 미시마 교수는 대다수의 일본인들이 시간이 흘러 희생국들의 원한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분석 한다 .

바바라 교수는 “일본은 서구의 식민지 지배에 자신들을 비교하고 정당성을 주장하곤 하는데 자신들의 잘못은 타국의 과오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어 과오를 책임 전가하는 일본의 ‘적반하장’격 태도도 비판했다. 일본은 오히려 자신들 스스로를 희생자로 인식하게 했다는 것이다.

바바라 교수는 “일본 내에서 자신들을 ‘전쟁의 희생자’가 아니라 ‘범인’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매우 극소수”라며 “대부분은 이러한 논쟁을 ‘자기학대’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비판적 여론은 아직 가장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바바라 드링크 교수는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성과 여성’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엔 ‘위안부’ 문제 등 여성억압문제에 대한 국제적 연대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조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