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전문가들의 대북 해법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의 잠정중단을 발표한 8일 전문가들은 김일성 주석 생일인 15일이 긴장 고조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의 상황 관리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출구전략 모색을 주도해줄 것을 주문했다.

▲ 북 ‘대외 협상용’ 긴장 고조 남, 원칙만 고수하지 말고 국면전환용 대화 신호 보내야

김근식·윤덕민·이봉조(왼쪽부터)

■ 북한 위협이 어디까지 갈 것 같은가

김근식 경남대 교수=북한은 전쟁 직전까지 가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절박성을 미국, 한국에 각인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KN-02나 무수단 같은 중거리미사일 시험발사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상 쓸 것이 없으니 다음주 정도엔 정리될 것으로 본다.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2009년과 유사하다. 그때도 갑자기 군 장성이 나와 대결태세를 선포하고 북방한계선(NLL) 협박하고 미사일을 쐈다. 그때가 김정은을 공식 후계자로 지명할 때였다. 내부적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다. 15일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이번에도 4차 핵실험, 무수단 미사일을 쏠 수도 있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핵실험은 안할 것 같고 미사일 시험발사는 장담하기 어렵다. 15일이 피크가 될 것이다. 의도는 우선 내부적으로 김정은 체제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대외적으로는 주변국에 기존 대북정책을 바꾸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즉 협상용 성격이 있다.

■ 미국은 강약을 조절하는 듯하다

김근식=미국도 국면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북한의 목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군멍군식으로 긴장이 고조됐다. 미국이 보기에 북한이 이 정도면 다 한 것 아닌가생각할 것이다. 북한이 4월10일 얘기를 계속했으니 그 날짜를 넘겨서도 별 일 없으면 정리될 것 같다.

윤덕민=미국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연기해 북한에 물러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다. 북한의 반응을 두고봐야 한다. 대화로 전환할 것인지는 15일 이후 북한이 미국에 어떤 시그널을 보낼지 봐야 한다.

이봉조=최소한 대화로 가기 위한 것은 아니어도 대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 긴장이 고조되도록 북한에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맞고, 북한이 이를 긍정적으로 봤으면 좋겠다.

■ 정부 대응은 적절한가

김근식=박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계속 얘기한 것은 잘한 것이다. 그런데 그목소리보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국방장관 목소리가 더 부각됐다. 일부 언론이 인질 얘기하고 군사 조치 얘기 나오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윤덕민=특사를 거론하는데, 가서 무슨 얘기를 하겠는가. 만약 특사가 간다면 우리 주도로 중국·미국·러시아·일본 등과 조율해서 도출한 안을 들고 가야 하는데 지금은 북한이 그런 만남 제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봉조=우리 대응은 어정쩡하다. 미국이 긴장고조 조치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교훈을 얻어야 한다. 북한의 군사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적 입장만 너무 강조하지 말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차원에서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이면 인도적 차원에서 취할 조치 등을 언급하는 게 필요하다.

■ 해법은

김근식=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5월 한·미 정상회담이 분수령이다. 북한과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필요하다고 합의하면 좋겠다. 정부로서는 남북 고위급 회담, 군사회담을 제의하면 좋겠다.

윤덕민=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북한 스스로 벌인 사태다. 거기에 맞춰 춤출 필요는 없다. 대화를 할 수 있으면 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주도권을 잡고 해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가 들어오기도 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도 쏘았기 때문에….

이봉조=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부는 자꾸 미국에 아웃소싱하려 한다. 미국은 우리에게 맡겨놓는다고 생각한다. 15일이면 북한 카드가 끝날 텐데 그 이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어떻게 진행하고, 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홍진수·손제민 기자 soo4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