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  

환 영 사

동아시아 평화를 염원하며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불행한 과거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 희망을 일구기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신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20세기 초는 폭력과 학살로 이성을 잃은 야만의 시기였습니다. 우리 인류는 역사상 가장 비참한 시대를 경험했습니다. 올해는 야만의 시대를 마감한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수많은 희생 위에 서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침략전쟁을 종식한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고 축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현실을 보면 기쁨보다는 우려와 걱정이 앞섭니다. 새로운 갈등을 잉태한 냉전이 한반도를 휩쓸었고, 결국 전쟁과 분단이라는 뼈아픈 비극을 낳았습니다. 일본은 또다시 군국주의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패권경쟁은 점차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기차가 질주하듯이 동북아시아는 야만의 시대로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전쟁은 한국은 물론 동북아, 나아가 전세계의 희생을 초래하고 분단을 낳았습니다. 분단은 새로운 고통을 초래했으며, 끊임없는 군사적 긴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되기를 희망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아시아 평화의 실마리이고, 세계평화의 출발점임을 이번 국제회의와 평화선언을 통해 세계에 널리 알리기를 바랍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배 후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9조 정신을 준수해 왔습니다. 이는 일본이 평화질서에 안착하는 기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베정권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위험한 방향으로 돌렸습니다. 안보법제를 중의원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것입니다. 일본이 다시 야만의 시대로 회귀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심각한 사태입니다. 우리는 동아시아를 전쟁의 화염 속에 몰아넣을 아베 정권의 비이성적인 폭주를 규탄하고, 안보법안 법제화의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해야 합니다.

동아시아는 다시 패권경쟁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동아시아에서 군비 증강과 군사적 위협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특히 동북아는 인적 교류와 경제, 문화적 상호의존성이 증가하는 반면, 정치적·군사적 긴장관계는 높아지는 ‘동북아 패러독스’에 갇혀있습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 동북아를 포함한 동아시아 평화협력 방안이 역사의 새로운 물결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의 지혜와 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번 국제회의가 세계의 양심적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강고한 연대를 만들어 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1913년에 창립한 흥사단은 일본의 야만적인 식민 지배를 몸소 겪은 단체입니다. 그러하기에 더욱 더 절실하게 정전 70주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쟁과 폭력이 아닌 생명존중과 평화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가 동아시아의 상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다시한번 이번 ‘2015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에 참석해 주신 분들과 이런 자리가 마련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15년 8월 13일

흥사단 이사장 이윤배